BPO는 윤리적 사업 규범의 실행을 지원하고, 기업의 신뢰를 견인합니다. 기업이 윤리를 준수하고, 시장에서의 규율과 규칙을 따르며 비즈니스를 이행하는 것은 회사의 존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중요합니다.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을 하지 않았을 때 조직에게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기 때문이죠”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오가논에서 Business Practice Officer(BPO)라는 직무를 맡고 있는 이영주라고 합니다. 컴플라이언스 부서에서 처음 커리어를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고, 현재 만 6세와 4세의 어린 남매를 키우고 있는 워킹맘이기도 합니다.

Q2. BPO라는 직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 직무를 맡게 되셨나요? 

BPO는 Business Practice Officer의 줄임 말인데, 쉽게 말해 회사가 마케팅이나 영업과 같이 비즈니스와 관련된 활동을 진행할 때, 제약산업에서 적용되는 규제나 회사 내부의 가이드라인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직무를 맡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 외국계 제약사에서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시작했어요. 대학교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우연히도 학교에서 열린 직무 설명회에 참석했다가 컴플라이언스와 관련된 일이 굉장히 멋있어 보이더라고요(웃음). 윤리를 기반으로 둔 일에 또 사명감도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들이 제 개인의 성향과 가치와도 잘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외국계 제약사에서 컴플라이언스 부서 신입을 뽑는 공고를 보고 지원을 했는데, 합격해서 그 이후 계속 커리어를 쌓아오고 있습니다. 

Q3. BPO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준비나 경험이 필요할까요?

BPO는 정말 넓은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해요. 기본적으로 규제에 대한 조언을 드리고, 이를 확인하는 직무이기 때문에 당연히 법에 대한 이해도도 있어야 하죠. 숫자나 데이터도 들여다보기 때문에 컴플라이언스 모니터링에 활용할 데이터 생성 및 분석 방법과 툴도 알아 두면 좋고, 무엇보다 영업이나 마케팅 활동에 대해서도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어떠한 목적으로, 또 어떤 방법으로 이러한 활동들이 진행되는지 알아야 제가 어떤 가이드를 드릴 수 있을 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론적인 부분과 더불어 현장에서 이뤄지는 실무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도도 있어야 합니다. 세세하게도 조언을 드릴 때도 있지만, 동시에 전체적인 큰 그림을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제가 처음 이 업무를 신입으로 시작했을 때 이러한 실무적인 경험과 지식이 전무한 상태에서 영업과 마케팅 활동을 하시는 분들에게 절차나 가이드를 드려야 했던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직접 영업을 해본 적도 없고, 이러한 활동들을 절차서로만 배웠는데 당연히 실무 단에서의 상황이 다르기도 하고 일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가지 변수가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기본적인 틀은 존재하지만, 현장에서의 일은 이러한 틀에 딱 맞춰지지 않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가 조언을 드려야 할 때 책임감은 당연히 따를 것이고, 부담감이 컸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최신 규제상황에 대해 공부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여기에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반영하며, 저희가 지켜야 하는 규제는 준수하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왔던 것 같습니다.

Q4. 지금 하시는 업무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BPO라는 제 직함이 보여주는 의미와 같이, 제약산업이나 회사에서 적용되는 규제들 즉 ‘컴플라이언스(compliance)’가 마케팅, 영업 활동에서 잘 녹아들 수 있도록 ‘비즈니스 프랙티스(business practice)’를 지원하는 부서입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법률 준수의 범위가 넓은데, 규제나 법정 규제사항, 실무에 대한 부분들도 잘 인지하고 있어야 올바르고 효율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영업, 마케팅팀은 저희의 제품이나 브랜드를 가능한 많이 외부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보고자 하는데, 우선 제약회사가 영업 또는 마케팅 활동을 하면서 보건의료전문가나 의료기관에 제공이 허용된 경제적 이익의 범위가 매우 제한적이고, 한국오가논이 공급하는 전문의약품은 대중 광고가 허용되지 않는 점 들을 항상 고려하며 이슈는 없을 지를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혹시라도 회사가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는 않는 지, 수집할 경우 국내 법규와 더불어 내규의 가이드라인과 부합하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에 디지털이나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심포지엄을 진행하거나 마케팅 활동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에 따라오는 온라인 마케팅, 영업 활동들이 가능한지에 대한 해답을 명확하게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있겠죠. 제약산업은 다른 분야보다 지켜야 할 규제가 많고 까다롭기 때문에 할 수 있을 지, 할 수 없을 지에 대한 선이 불확실한 그레이 영역(grey area)가 많은데요, 이럴 때 함께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드립니다. 아예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것도 최대한 컴플라이언트(compliant) 하게 할 수 있도록 할 때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Illustration of one hand holding globe with scene of stream and mountains and a second hand holding a building representing ESG efforts at sustainability

Q5. 말씀을 들어보니 업무에 있어 윤리와 규정을 준수하는 ‘비즈니스 프랙티스(business practice)’는 업무를 할 때 있어서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일상 속에서 이러한 내용들을 알고,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결국은 업무를 하면서 규정과 규칙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스스로 오너십(ownership)을 갖고 실행해야 되는 것 같습니다. 직원 분들에게 정기 교육을 진행하고, 리소스를 공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것들을 일상에서도 인지하는 것은 결국 각 자의 역할이자 몫이거든요. 당장의 우선순위는 떨어질지라도, 우리가 업무를 하면서 꼭 지켜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기본 원칙이나 절차를 인지하고 확인하며, 또 활용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경험은 앞으로의 업무에서도 소중한 밑거름이 되어 줄 테니까요. 

Q6. 기업에게 왜 컴플라이언스와 이러한 비즈니스 프랙티스 이행이 왜 중요할까요?

기업이 윤리를 준수하고, 시장에서의 규율과 규칙을 따르며 비즈니스를 이행하는 것은 회사의 존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합니다. 우리가 일상에서는 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당연히 해야하는 것을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조직에게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기 때문이죠. 이건 비단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있냐의 여부 즉, 기업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우리가 통상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기업에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전략의 맨 앞단에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들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기업을 지탱하는 토대이며 기업의 생존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한 예로, 세계적인 가치투자자인 워린 버핏이 기업의 윤리성이 기업의 존속과 연결돼 있음을 강조하며 말한 것이 바로 ‘신문 테스트(The Buffett Newspaper Test)’인데요, 우리가 일을 하며 어떤 결정이나 행동에 옳은 지 틀린 지에 대해 의심이 들 때, 우리의 행동이 다음 날 지역 신문에 보도된다고 상상했을 때 부끄러운 것인지 아닌 지를 확인하면 된다는 논리입니다. 만약 나의 행동을 모두가 알았을 때 부끄러운 행동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죠. 되게 간단하지만 또 명료하고 강력한 방법인데, 그만큼 우리가 일을 하며 선택의 기로에 놓일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고 이때 우리가 생각하는 중요한 기준점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일 겁니다.

Q7. 일을 하시면서 어떨 때 가장 많이 보람을 느끼시나요?

사실 제 일은 밖으로 보이는 성과가 있거나 수치적인 결과를 내기 어려운 업무예요. 어떻게 보면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이 제가 일을 잘 하고 있다는 증거인 거죠.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제 일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것 같지만, 오히려 저와 함께 협업을 하거나 일을 풀어나갔던 경험이 있던 분들이 밖으로 노력을 인정해주시고 감사의 말씀을 전해주실 때 가장 보람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Q8.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일까요?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요.

앞으로의 목표는 동료분들이 윤리적 비즈니스 프랙티스를 실행하는 것이 마냥 어렵지 만은 않은 것으로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고, 컴플라이언스가 무섭다는 선입견을 깨는 것입니다. (웃음) 항상 처음 무엇을 시작하는 게 가장 어렵잖아요. 운동도 그렇죠, 헬스장에 가는 게 가장 어렵듯이 막상 가면 자연스럽게 러닝도 하고 푸쉬업도 하게 되죠. 윤리적 비즈니스 프랙티스를 이행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이러한 내용을 접하려는 그 첫 발을 내딛기가 어려운 것이지,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오히려 쉽게 이해될 때도 많아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컴플라언스를 이행하는 것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가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 운동을 하는 것처럼, 여기에도 기초 체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직원들이 컴플라이언스에 대한 오너십을 갖고, 능동적으로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 저의 목표이자 숙제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