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행운으로 다가옵니다. 약가라는 분야는 하루하루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치료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은 절대 혼자 해낼 수 없는 만큼,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가논의 동료 분들과 팀원들의 열정과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많은 배움을 얻고 있고, 늘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Q1.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오가논 대외협력부에서 Market Access 리드를 맡고 있는 백희정입니다. 저는 오가논 출범부터 함께해왔으며, 제약 업계에서는 약 16년간의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Market Access팀에 합류하기 전에는 의학부에서 최신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제품과 질환에 대해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답변을 드리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두 딸을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바쁘지만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Q2. Market Acess팀을 간단하게 소개해주세요.
Market Access팀은 환자들이 필요한 치료를 보다 쉽게 받을 수 있도록 제품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떡’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아무리 임상적 가치가 뛰어난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더라도, 실제로 환자 치료에 사용될 수 없다면 그 의미가 무색해집니다. 접근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환자에게 닿지 못하는 거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건강보험 등재 여부에 따라 환자 접근성에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 업무는 주로 건강보험 등재 및 관련 관리 업무를 포함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협상 대상 중 하나가 바로 ‘약가’이기 때문에, 저희를 약가팀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Q3. Market Access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나요?
저희 팀의 주요 업무는 신약 등재, 급여 확대, 사후 약가 관리, 그리고 약가 정책 환경 조성으로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신약 등재와 관련해서는,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저희 팀이 전략 수립에 참여합니다. 제품의 임상적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임상 연구 디자인에 대해 피드백을 제공하고, 비용효과성 분석을 통해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준비합니다. 이후 여러 부서와 긴밀하게 협업하여 급여 전략을 수립하고, 심평원과 건강보험공단과의 평가 및 협상 과정을 거쳐 등재를 추진합니다.
또한 기존에 등재된 제품의 급여 범위를 넓히는 급여 확대 업무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새로운 적응증이나 추가 환자군에 대해 임상적 가치를 입증하고, 이를 통해 더 많은 환자들이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오가논에는 20년 넘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의약품들도 많은데요. 이 제품들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사후 약가 관리 업무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량과 약가를 연동하는 협상을 통해 제품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가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다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약가 제도가 운영될 수 있도록 약가 정책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도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제약 산업과 환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Q4. 약학 전공자로서 혹은 약사로서 쌓아온 전문성이 현재 업무에서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고 느끼시나요?
약학을 전공하면서 주요 질환의 병태생리, 약물학, 약제학 등을 배우며 우리 제품들의 임상적 가치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덕분에 제품의 가치를 외부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도 한결 수월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제 첫 번째 커리어였던 의학부에서의 경력 역시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질환에 대한 임상 문헌과 진료 지침을 찾아보고 분석하는 경험을 쌓았는데, 이 과정에서 의약품 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 덕분에 임상 초기 개발 단계에 있는 약제의 잠재력을 평가하고, 출시 전략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갖추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5. Market Access팀이 내부의 다른 부서나 외부 기관과 협업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또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특히 중점을 두고 고려하시는 부분도 궁금합니다.
협업에서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는 ‘신뢰’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특히 심평원이나 건강보험공단과 같은 기관과 협업할 때는 임상 근거 등 사실 기반의 설득력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를 통해 논리적인 소통을 이어가면서 신뢰를 쌓아가야 하고, 이러한 신뢰가 구축될 때 신약의 급여 등재와 같은 공동 목표를 향한 협업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또한, 저희 팀은 마케팅, 메디컬, 허가, 세일즈팀, 그리고 본사 담당자 등 다양한 부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 환자들에게 약제가 실제로 닿을 수 있도록, 임상적 유용성이나 비용 효과성은 물론, 한국 소비자들에게 이 약이 얼마나 필요한지, 그리고 한국 제도 안에서 제시하는 가격과 급여 형태가 왜 합당한지를 본사에도 충분히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조율해 나가야만, 상호 인정하고 동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을 수 있죠.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특히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기회의 확대, 그리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혁신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약가는 환자, 사회, 그리고 기업 모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들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Q6. 공정한 가치평가를 기반으로 한 약가정책은 왜 중요하며, 또 사회적으로 어떠한 의미가 있나요?
저희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균형’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약가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제약사의 혁신 의욕이 약화되고, 제품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특히 의약품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약가가 과도하게 높아지면 환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건강보험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 따라서 약가는 제도 내에서 비용 효과성 기준에 따라 적정 수준에서 평가되고 결정되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환자의 치료 접근성과 제약사의 지속 가능한 혁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이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약가팀의 핵심 역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7. 한국오가논은 여성건강 증진을 위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약가와 관련된 업무에서 여성건강 분야 의약품들이 가지는 특징이 있을까요?
여성건강은 개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서는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떠올려 보면, 여성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갖고 미래를 주도적으로 계획하며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러한 문제의 해결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인구 위기로 인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여성 인력의 적극적인 활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여성건강 증진은 사회·경제적으로도 매우 높은 가치를 지닌 영역입니다. 따라서 여성건강을 위한 의약품 및 다양한 치료 솔루션에 대해, 이들이 갖는 사회경제적 기여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인정하는 기준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의약품 평가에서는 주로 환자의 생존 기간 연장을 기준으로 삼지만, 여성건강에 있어 난임 치료제는 생명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의약품인 만큼 기존 평가 틀과는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회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여성건강과 관련된 의약품과 솔루션에도 이러한 제도와 평가 기준이 더욱 확대 적용되고, 보다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Q8. 개인적으로 업무를 하시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이나, 도전이 컸던 순간이 있다면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오가논의 첫 솔루션인 산후출혈 치료재료의 NECA(한국보건의료연구원) 평가를 성공적으로 마쳤던 경험입니다. 치료재료 분야도, NECA와의 협업도 처음이었기에 관련 규정을 꼼꼼히 공부하고, 다양한 지원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그 결과, 신의료기술 치료재료 시판을 위한 필수 관문인 NECA 평가를 한 번에 통과할 수 있었고, 통합평가를 통해 전체 검토 기간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산후출혈은 산모를 생사의 기로에 몰아넣을 수 있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오가논의 신의료기기 솔루션은 생리적인 기전을 기반으로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제품인데, NECA 평가를 통과해 시판될 수 있게 되어 정말 감사하고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많은 산모들이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남은 급여 평가 과정을 잘 마무리해 치료 접근성 확대에 더욱 기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8.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제가 회사 생활 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첫 번째 출산 후 복귀를 앞두고 있었던 때였던 것 같습니다. 커리어도 물론 중요했지만, 하루하루 너무나 예쁘게 자라는 작은 아이를 집에 두고 출근한다는 생각에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때 저는 많은 고민 끝에 한 가지 결심을 했는데요. ‘하루하루 성장하고,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보람찬 일을 하자. 그래서 언젠가 아이에게 자랑스러운 엄마가 되자’라는 결심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나니, 아이와 떨어져 있어야 하는 시간에도 제 일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약가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저에게 큰 행운으로 다가옵니다. 약가라는 분야는 하루하루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치료 접근성 향상에 기여하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일은 절대 혼자 해낼 수 없는 만큼,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오가논의 동료 분들과 팀원들의 열정과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많은 배움을 얻고 있고, 늘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는 동료가 될 수 있도록, 더 나아가서는 환자와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해가겠습니다.